빛나는 내향인 vol.08 


오비스(oVice) 정세형 대표 

극 내향인 CEO의 사회생활 노하우 3가지



사업을 하기 위해선 외향적이어야 하는 상황이 불가피합니다. 피칭을 해야하고, 외부 업체와의 교류나 끊임없는 네트워킹도 해야하죠. 하지만 산골에 들어가 사람과 교류를 단절하는 것이 꿈인 극 내향인 CEO가 사업을 한다면 어떨까요?


‘일본 버추얼 오피스 시장 점유율 1위’로 주목을 받은 기업, 오비스(oVice)의 정세형 대표를 메타버스에서 만나보았습니다. 

오비스 라운지에서 만난 정세형 대표



극 내향형 CEO의 개인 생활

✨ 대표님은 평소 얼마나 내향적이신가요? 


일단 쉬는 날엔 나가지 않고요. 까페에 간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평소 개인적으로 연락하는 사람도 두세명 정도에요. 사는 건 도시보다는 시골, 그것도 주변에 아무도 없는 산골 속의 시골에 살고 싶어요. 사람이 많은 곳은 안가고 싶고, 누가 절 알아봐도  말을 걸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회식을 싫어하는 대표

✨ 회식도 별로 안 좋아하신다고 들었어요.


저녁에 사람들이랑 밥 먹으러 가고 회식을 해야하는게 좀 부담스러워요. 지금도 안해요. 내부 회식도 그렇고, 외부 회식도 그렇고. 외부 거래처랑 술을 마시러 가는 것도 싫어해요. 예전에는 그런 자리들도 갔었는데, 이젠 그런 자리 마저도 잘 안가게 됐어요.


 

스몰토크가 괴로운 네트워킹 자리

✨ 이렇게 극 내향형이신데 사업하시는게 힘들진 않으세요?


너무 힘들죠. 전 혼자만의 작업하는 시간이 즐거운 편인데, 그래서 미팅할 때도 사적인 얘기는 거의 안하고, 일 얘기밖에 안 해요. 오히려 팀원들은 더 좋아하지만요.

그리고 기업가라면 네트워킹 파티가 많잖아요. 투자자가 초대를 해준다거나 그런 자리들이 많은데. 간다고 해도 갑자기 테이블에 끼어들어서 말하고 이런건 너무 힘들더라고요. 네트워킹을 하려면 사적인 얘기도 해야되고, 스몰토크를 해야하는게 너무 불편해요. 그래서 이제는 중간 지점을 찾았어요. 


고등학생 시절부터 창업을 시작한 정세형 대표는 2020년 코로나 대유행기에 메타버스 기반 협업툴 '오비스'를 창업했고, 일본 내 가상 오피스 서비스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 극 내향인 CEO의 사회생활 노하우 3가지 

 



1. 사람들이 나를 찾아오는 자리에만 참석한다.

이제 네트워킹 모임은 잘 가지 않아요. 가더라도 제가 발표를 하고 사람들이 저를 찾아오는 입장일 때만 참석해요. 패널 디스커션처럼 발표자로 참여를 하게 되면, 제게 궁금한 게 있는 사람들이 저를 찾아와 질문을 해요. 답변을 드리고 도움을 주면서 연결이 될 수 있죠. 반면에 제가 노력해서 사람들이랑 연결되야만 하는 자리는 가지 않아요.


 

 2. 외향적인 영업팀 직원과 동행한다.

발표하는 자리에는 외향적인 영업팀 직원을 데리고 가요. 그럼 그 직원이 저 대신 영업을 해줘요. 저는 발표를 하고, 이후 저를 찾아오는 분들께 영업팀 직원을 소개시켜주면 두 분이서 알아서 대화를 하세요. 그랬더니 오히려 더 성과가 나더라고요. 


제가 혼자서 네트워킹을 할 땐 그 자리에선 굉장히 화기애애 했지만, 그 이후에 신경을 잘 못 쓰다보니 관계 유지를 잘 못했거든요. 근데 영업팀에게 맡기고나니 이후 소통을 담당해 주시면서 편리하기도 하고, 관계 유지에도 더 좋은 이점이 있었어요.



3. 나의 성향과 맞는 업무 환경에서 일한다. 

저의 경우 주식회사를 창업해 투자를 받고 벤처를 시작하게 된 게 일본이 처음이었고, 그러다보니 일본에 거의 10년 이상 기반이 쌓여 있었어요. 그래서 일본에 사업 기반과 네트워크가 잘 형성돼 있었죠. 이곳 일본은 예의를 갖춰서 할 얘기만 딱 하고, 선을 지키는 문화가 있어요. 참 담백하고 깔끔해요. 그런 점이 편해서 일본에서 많이 활동하는 점도 있어요. 

또 한가지, 일본에서는 ‘외국인’라는 점을 활용할 수도 있어요. 제가 연락이나 답장을 잘 하지 않는 성향이어도 “쟤는 외국인이라 그래”라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어요. 이런 환경적 요소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오비스(oVice) 가상 오피스

가상현실의 현 주소

✨ 빠르게 변하고 있는 근무환경,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까요?


근무 환경은 한국이 좀 역행하는 느낌이에요. 대세, 그러니까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은 '어디서든 일할 수 있게 된다'가 현재 추세라고 생각해요. 한국은 세계적으로도 굉장히 예외적인 케이스인데, 오피스 공실률이 거의 제로거든요. 세계적인 흐름은 지금 공실률이 올라가고 있어요. 

사람들이 더 뿔뿔이 흩어지고 더 외로워졌어요. 연결감이 떨어지고, 서로 보이지 않으니 각자 어디서 뭐 하고 있는지도 모르죠. 오비스의 가상 오피스는 그 점을 보완해주고 있어요. 메타버스라는 공간에서 시각적으로 팀원들이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지 눈으로 볼 수 있고, 공간감이 생기니 커뮤니케이션에서도 효율적이 되고요.

 

가상 공간이 내향인에게 주는 이점

✨ 메타버스 같은 가상 공간이 내향인에게 도움이 되는 점이 있을까요?


저처럼 스몰토크를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에겐 편한거 같아요. 오피스에서 일하면 점심을 같이 먹을지 고민하거나 불편해도 식사를 함께 해야할 때가 많은데, 원격근무를 하면 그런 걱정은 없을테니까요. 오프라인에선 관계에 구속력이 발생하다보니 불필요한 감정 소모나 사회 생활에 피로도가 생겨요. 그래서 이런 온라인 공간에서는 적당히 거리감이 있는, 느슨한 관계가 유지될 수 있는 점이 장점인 것 같아요.  

극내향 CEO가 전하는 현실적인 조언

✨ 마지막으로 내향인들의 커리어를 위한 조언 부탁드려요.


내향적인 모습 그대로 살고 싶다면 전문직을 하는게 좋다고 생각해요. 자신만의 스킬을 개발해서 사람들이 찾아오게 만들면 내향적으로 살 수 있어요. 하지만 만약 작업물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기본적인 소셜스킬이 있어야지 이 사회에서 살아남지 않을까 싶어요. 

어떤 관점에서는 세상에서 외향인이 유리한거 같긴 해요. 좀 극단적인 얘기긴 하지만, 강력한 스킬이 없어도 네트워킹으로도 먹고 살 수 있으니까요. 진짜 내향인으로 살고 싶으면 실력을 갈고 닦고, 아니면 세상과 타협해서 외향적으로 살아라.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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