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내향인 vol.09
프리워커스클럽 운영자 박구건
내향적인 마케터가 900명의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방법
‘프리워커스클럽’은 프리랜서나 1인 기업, 프리워커를 꿈꾸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활발히 교류하는 커뮤니티입니다. 2023년 10월 오픈카톡방이 개설된 이후 5개월만에 900여명에 달하는 멤버가 모였는데요. 수백명이 모인 이 클럽의 운영자는 사실 내향적인 성격을 가졌다고 합니다. 내향적인 운영자 박구건님은 어떻게 900명의 커뮤니티를 운영할 수 있었을까요?
프리워커스클럽의 운영자, 박구건(Koo)님
✨ 클럽을 시작하기 전, 어떤 일을 해오셨나요?
저는 지난 5년간 주로 교육 분야에서 컨텐츠 마케터로 일해왔어요. 영어 교육 어플을 만드는 스타트업에서 퍼포먼스 마케터로 약 2년간 근무했고, 이후엔 성인 대상 교육 커뮤니티 플랫폼에서도 2년정도 일했습니다. 2022년 12월부터는 프리랜서로 전향했고, 이제 프리랜서 생활을 한지 1년이 조금 넘었네요.
내향적인 성격의 소유자
✨ 구건님도 사실 내향적이시라고요?
여느 내향인과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자리는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잘 나가지 않는 편이에요.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불편하지 않기도 하고, 혼자서도 잘 놀기 때문에 며칠이고 집에서 혼자 지낼 수 있는데요. 경험상 2~3주 정도는 밖에 나가지 않고도 집에서 혼자 지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내향적인 마케터, 사람들을 모으기 시작하다
✨ 프리워커스클럽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처음에는 원래 저처럼 프리랜서로 일하는 마케터들을 모으려고 시작했어요. 프리랜서로 혼자 일하다보니 좋은 프로젝트가 있어도 한계가 있더라구요. 그래서 사람들을 모으려고 보니, 평소 내향적인 성격으로 네트워킹을 활발하게 한 것도 아니고, 어떻게 사람을 모을지 고민이 되더라구요.
그런데 마침 최근 해외 1인기업 사례를 다루는 콘텐츠들이 인기가 많아졌는데, 제가 관심있고 콘텐츠로 잘 만들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계속 컨텐츠를 만들다보니 반응이 오고 사람들이 빠른 속도로 모이기 시작했어요. 이제 딱 5개월이 됐으니 한달에 150명씩 늘어난 셈이죠.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 등 굉장히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분들이 모이는 걸 보고 원래 의도대로 사용하기에는 아깝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프리워커들의 모임으로 확장하게 되었어요.
900명의 멤버 관리, 어려움이 없는 이유
✨ 내향인으로서 수 백명의 멤버를 관리하는 데에 어려움은 없으신가요?
사실 생각해 보면 딱히 그런 건 없었던 것 같아요. 내향인이라는 성격이 사실 사람을 무서워하거나 대화를 어려워하는 성격은 아니잖아요. 외향인에 비해 비교적 혼자 있는 시간을 더 좋아하고, 또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더라도 필요한 이야기 위주로 하거나, 분위기를 이끌기보다는 소수와 관계를 맺는 걸 선호하는 것. 이런 것들이 내향인의 성격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내향성에 대한 인식을 바꿔준 수잔 케인의 <콰이어트>
Q. 내향적 성향을 온전히 받아들인 계기가 있었다구요?
저는 대학교 1학년 때 내향적인 성격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그런데 수잔 케인의 책 <콰이어트>를 읽고나서 일종의 해방감을 느꼈어요. 아, 이게 사람이 태어난 기질이 다를 뿐, 내향인이라고 해서 사회생활이 어려운 게 아니구나. 오히려 그 기질을 바탕으로 더 잘 되는 사람들도 있구나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런 부담감을 빨리 떨쳐버렸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후엔 학교 생활도 굳이 사람들과 힘들게 어울리려 노력하기보단 마음 맞는 사람들과 어울렸고, 회사 생활을 하면서도 관계를 맺기 위해서 어떤 특별한 노력을 하기보단 업무적으로 도움을 주고 소통하며 편하게 관계를 맺어온 것 같아요. 물론 시행착오가 있긴 했지만 내향적인 성향 때문에 불리하다는 생각들은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많이 안 했던 것 같아요.
내향적인 클럽장이 운영하는 커뮤니티의 차별점✨
Q. 내향인이 운영하는 커뮤니티는 어떻게 다른가요?
👉🏻 1. 내향인도 운영이 가능한 온라인 기반의 커뮤니티
생각해보면 프리워커스클럽 운영은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 기반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아요. 오프라인 모임은 커뮤니티 업무들 중에서 저한테는 비교적 좀 부담감이 있는 업무이긴 하거든요. 900여명의 멤버들이 온라인 사이트와 오픈카톡방에서 텍스트 위주로 소통을 이어가다 보니 운영이 더 편리하고, 또 제 선에서 관리가 가능했던 것 같아요. 또, 온라인 기반은 오히려 내향적인 사람들한테 강점인 것 같기도 하고요.
👉🏻 2. 멤버들에게 필요한 정보와 인사이트를 전달
프리워커를 꿈꾸며 모인 멤버들에게 필요한 정보들을 제공하려 노력해요. 그냥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멤버들이 어떤 부분에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고, 어떤 포인트에서 배울 점이 있는지 깊이 고민하고 전달하려 노력해요. 그런데 그런 점이 가능한 이유를 생각해 보면 아무래도 혼자 있는 시간이 많고, 그 시간에 고민하는 걸 좋아하다 보니 그 일이 제겐 자연스러우면서 크게 어렵지 않은 일인 것 같아요.
👉🏻 3. 멤버들을 돕는 조력자 역할의 운영자
클럽 초창기에 사람들이 많이 유입되면서 클럽을 어떻게 운영할지 고민이 됐어요. 다른 커뮤니티를 지켜보면 운영자가 중심이 돼서 움직이는 곳들도 있거든요. 인플루언서처럼 멤버들이 운영자를 따라가고 팔로어가 되는 커뮤니티들을 보면서 저도 그렇게 해야되나 고민이 됐어요. 커뮤니티 안에서 저도 나름의 권위를 만들고 팔로워를 만들어야되나 싶었는데, 과연 얼마나 오래 지속할 수 있는지 보았을 때 저는 그런 스타일은 아니더라구요. 제가 금방 지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제 스타일대로 했어요. 회사에서도 사람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지원해주면서 성과를 인정 받았는데, 그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어요. 클럽에서도 멤버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해주는 서포터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미래> 웨비나를 진행중인 박구건님
프리워커가 되고 싶은 내향인들을 위한 조언
✨ 내향인은 어떻게 강점을 발견하고 프리워커로 활동할 수 있을까요?
최근 <원하는 일로 돈 버는 시대의 시작: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미래>라는 주제로 웨비나를 열었는데요. 그때도 웨비나가 끝나고나서 크리에이터의 본질이 무엇인가 생각해보았어요. 결국 핵심은 그거인거 같아요.
✨“내가 사람들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줄 것인가.”
회사나 기업은 서비스를 통해 사람이 가진 문제를 해결해주면서 돈을 받는거잖아요. 크리에이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실 개인의 성향보다는, 내가 갖고 있는 기술과 재능을 바탕으로 사람들한테 뭘 제공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게 더 맞는 고민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 후에 '내 성격은 이러니까 그럼 나는 이런 방법을 해봐야겠다' 이렇게 접근하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예를 들어 외향적인 패션 인플루언서도 사람들에게 요즘 유행하는 옷 정보를 제공해주거나, 스타일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거잖아요. 그런 관점으로 보면 결국엔 사람들에게 필요한게 뭔지 고민하는게 먼저인거 같아요.
내가 잘하는 것, 그리고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의 교차점을 찾아야 돼요.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만약 찾았다면 그걸로 인해 수익이 발생한다거나 지속가능한 구조로 이어질 수 있겠죠.
✨ 추천 아티클 ✨
👉🏻 <영국 7위 카피라이터가 알려주는 ‘나’를 상품으로 만드는 방법>
위의 카피라이터의 조언처럼 내가 가진 기술과 강점들을 잘 정리해서 묶어보거나 이력서나 포트폴리오에 담아보고, 1인 비즈니스를 할거라면 그걸 어떻게 서비스화 할 것인지 고민해보는게 우선되어야 해요.
✨그런데 그걸 또 잘하는 게 내향적인 사람들이잖아요. 자기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고 고민해보는 것. 그런 내향적인 성격의 장점을 잘 활용해보면 나만의 장점을 살려 멋진 프리워커가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요.